Page 28 - 루게릭병은 불치병이 아니며 꼭 정복되고야 말 질병입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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와상장애인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라②
우리 시대가 진정 복지사회를 향한다면
에이블뉴스, 기사작성일 : 2008-11-21 22:39:36
몸이 성치 않아지면서 꿈이 점점 소박해진다. 장애는 이미 피할 수 없는
숙명, 내게 있어서 지금 가장 부러운 것은 진행 장애가 아닌 고착장애이
다.
여름과 가을이 다르고 자고 일어나면 어제와 오늘의 몸 상태가 틀리다.
지난겨울, 지팡이를 의지하고서나마 이동에 큰불편이 없었는데 여름이
가고 가을이 오면서 어느덧 휠체어에 앉는 것이 자연스러워 졌다.
걷는 행위, 쥐는 행위는 신체 언어의 기본이다. 자신의 의사로 손과 발
을 통제하던 기본적인 신체언어 시대가 끝나고 난 다음의 세상은 이미
차원이 다른 세상이다.
어제 잃어버린 발, 오늘 잃어버린 손, 먹고 말하는 기능의 저하 등 떠나
가는 급행열차처럼 아득하게 몸의 능력을 상실하면서 나는 살아있지만
이미 죽은 목숨이 되고 말았다.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누워 보내는 침대
위의 세상은 고요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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